작가의 수집

Dec 22, 2021 – Jan 14, 2022

참여작가

금민정 Geum Minjeong
김도균 KDK
이정윤 Lee Jungyoon
전현선 Jeon Hyunsun
조재영 Cho Jaiyoung
한성필 Han Sungpil

기획

정소라 Jung Sola

예술가가 소장한 작품은 지금까지 많은 이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예술가들의 수집 목록을 일부분 들여다봄으로써 소장가로서의 예술가, 심미안을 지닌 전문가로서의 작가를 조명해본다. 그리고 관람자가 작가의 작품과 그녀/그의 소장품을 동일한 공간에서 감상함으로써 두 예술가의 작품들 간의 어떤 연결고리를 찾아가도록 한다. 6(인)의 참여 작가, 금민정, 김도균, 이정윤, 전현선, 조재영, 한성필 에게 소장품 목록을 의뢰하고, 그중에서 전현선, 안경수, 문성식, 이동혁, 최수진, 국동완, 금민정의 작품 8점을 선정했다. 이로써 참여 작가의 작품 9점을 포함하여 총 17점의 작품을 소개한다.

이 전시의 모티프는 2016년 6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영국 런던 내셔널갤러리에서 열렸던 전시 <화가들의 그림 Painters’ Paintings>에서 가져왔다. 이 흥미로운 전시에서는 19세기 말부터 20세기초 모더니즘이 태동하는 시기의 화가들인 마티스, 드가 그리고 이보다 훨씬 앞선 시대의 반 아이크의 소장품들을 소개했는데 고갱, 마네, 세잔, 들라크루와 등 대가들의 주옥 같은 명화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전시에서 관람자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예술가에게 다른 예술가는 영감의 대상일 수도, 작품의 모델일 수도, 또는 후원자이거나 우정의 징표를 나누는 친구일 수도, 한편으로는 경쟁자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예술가의 소장품은 말해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놀라울 것 없이 예술가의 눈, 즉 감식안의 뛰어남이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역시 예술가에게 동료 예술가는 특별한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고, 예술가들이 어떤 이유에서 예술작품을 소장하게 되는지를 엿볼 수 있었다. 소장의 계기를 살펴보면, 자신의 작업과의 관계성 발견 또는 작가와의 교감, 그리고 수집가로서의 미적 취향 때문이었다. 먼저 자신의 작업 중 특정 연작과 연결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되었거나 유사성을 발견했을 때이다. 김도균의 black과 between을 뜻하는 ‘b’ 사진 연작과 안경수의 ‘숲’이라는 제목의 회화 작품은 단순히 실재하는 풍경을 재현하지 않고 대상을 부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추상화된 세계 또는 심리적 세계로 이끈다. 두 번째 이유는 곁에서 지켜본 동료 작가에 대한 애정과 지지에 기반한다. 기존의 인식체계와 새로운 상황이 충돌하는 현상을 조각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는 조재영은 국동완의 작품을 소장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동료 작가 중 한 명으로, 자신의 삶과 예술을 진실되게 접근하는 모습이 항상 보기가 좋았다. 두 작품은 작년 그녀의 개인전 <나는 셋 아니 넷 아니 다섯>에 들렀다가 구매하게 되었는데, 당시 작가와 전시장에서 작품에 관한 얘기를 오래 나누었던 기억이 있다.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곁에 두고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전현선은 오랜 시간 알고 지내며 많은 대화를 나누었던 이동혁 작가의 ‘헛기침’이라는 작품을 보고 그동안 작가의 고민이 간결하게 담긴 이 작품에 매력을 느껴 소장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동료인 최수진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작품에서도 비슷한 감정을 갖게 된다고 한다. 유리 위에 생명이 다한 마른 식물을 올리고 유리가루를 뿌린 후 가마에 태우는 작업을 통해 아름답게 살아가고 또 사라지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온 이정윤은 문성식 작가의 판화를 보고 어떤 비슷한 고민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작가가 작품에 매료되었을 때이다. 영상 조각 작업을 해오고 있는 미디어 아티스트 금민정은 전현선의 초창기 회화 작품을 소장하게 된 이유를 “특유의 동화적인 스토리와 작가만의 독특한 색감이 좋았고 (중략)”라고 설명한다. 이번에 전시하고 있는 금민정의 영상 조각은 제주도 서귀포 해변을 촬영한 것으로 미리 입력된 알고리즘에 의해 움직임이 변형되는 방식이다. 두 작품은 매체도 주제도 소재도 다르기에, 그 관계성은 비가시적 측면으로만 존재하며 그것을 추적하는 것은 더욱 흥미롭다.

물론 소장의 이유는 실제로는 더욱 복합적이다. 이번에 참여하고 있는 한성필과 금민정은 서로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기도 하다. 소장하게 된 계기에는 유사한 미적 취향, 동료로서의 지지, 교감, 응원 그리고 그 외의 수많은 것들이 더해졌을 것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소장하게 되는 것은 이성적 판단, 심리적 요인, 미적 충동 등 많은 요인들이 합쳐지면서 이루어진다. 예술가들의 수집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유독 예술가의 수집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열거한 것처럼, 그들의 뛰어난 감식안을 확인할 수 있고, 소장품을 통해 그 작가의 작품 세계를 더 다양한 시각으로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번 전시에서 관람자는 각 작품의 의미 너머에 존재하는 작품 간의 대화를 읽어냄으로써, 참여 작가와, 소장품의 창작자인 두 예술가 모두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The artwork owned by the artist tells the story of an artist’s artist that many have not paid attention to so far. This exhibition focuses on a part of collections of contemporary artists. And by appreciating the artist’s works and her/his collections in the same space, the viewer finds a link between the two artists’ works. Participating artists of 6 (in), Minjeong Geum, KDK, Jungyoon Lee, Hyunsun Jeon, Jaiyoung Choi and sungpil were asked to list their collections, and eight of them were selected by Hyunsun Joen, Gyungsu An, Sungsic Moon, Donghyuk Lee, Sujin Choi, Dongwan Kook and Minjeong Guem. The exhibition presents a total of 17 works, including 9 works by participating artists.

Relative Artist

김도균 Kim Dokyun KDK

김도균 KDK (Kim Dokyun) 김도균 Kim Dokyun KDK w.pl-66 2011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100×78cm김도균 Kim Dokyun KDK w.pl-08 2011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100×78cm김도균 Kim Dokyun KDK w.pl-03 2011 C-Print, Mounted on plexiglas, wooden framed 100×78cm김도균 Kim Dokyun KDKlu.ssd-01_Pigment Print Mounted on Plexiglas_70x90cm_2010김도균 Kim Dokyun KDKlu.ssd-11_Pigment Print Mounted on Plexiglas_70x90cm_20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