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플래닛은 11월 4일부터 30일까지 이재용, 존 위드먼의 2인전 를 개최한다. 두 작가의 작업은 작가의 시선으로 기억되고 여러겹 쌓여진 ‘기억’들로 작품이 된다. 이번 전시되는 이재용의 <정미소 시리즈>와 존 위드먼 모두 기억에서 파생되어, 현재의 경계를 넘어 대상의 모든 시간과 시선을 사유하고 있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시 제목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두 작가의 작품 모두 대상의 시간과 공간이 축적된 기록물 형태로, 기억과 세월의 흔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수집된 기억들로 현대인의 바쁜 삶 속에서 사라진 기억들을 재생시키며, 과거의 기억을 통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관객에게 새로운 시간과 공간을 제시하며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나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재용(1969년생)은 이미지를 중첩하여 시간 혹은 시각적 차이에 의해 변화하는 존재를 표현하고 있다. 그는 동일한 공간을 여러 다양한 시간에 촬영하고 이렇게 촬영된 사진들을 겹쳐 다시 하나의 사진으로 만들어 낸다. 또한 동일한 장소나 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기도 하는데 이때 겹쳐지는 이미지들은 마치 시간의 간극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듯이 보인다. 멈춰있는 것 같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는 풍경, 그리고 시각의 차이에 따라 새롭게 인식되어 다가오는 사물을 통해 작가는 수많은 순간을 하나의 사진으로 재현하여 일종의 ‘이미지 기억’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작가에게 과거를 되살리며 사물의 존재를 새롭게 인식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존 위드먼(Jon Widman, 1972년생)은 한국 태생 작가로서 미국으로 입양되어 성장했으며, 현재는 뉴욕에 거주하면서 미국, 일본, 영국, 독일 등지에서 꾸준히 전시를 하며 활동하고 있다. 존 위드먼은 낡고 오래된 책과 음반, 박스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인간의 관심사에서 벗어나게 마련인 우리 주변의 소소한 사물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석하여 세련되고 절제된 색감으로 표현하는 회화작업을 한다. 작가의 의도대로 배열되어 극사실적으로 표현된 위드먼의 오브제들은 멈춰진 어떤 순간 혹은 기억에 대한 향수를 느끼게 한다.